마을 살리는 이야기와 책 (도서관일기 2013.2.1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전남 곡성 죽곡마을에 있는 어느 도서관에서 낸 책이 있다. 마을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시골살이를 시로 써서 책 하나로 엮은 《소, 너를 길러온 지 몇 해이던고》(강빛마을,2011)로, 어느새 새책방 책시렁에서 사라진다. 재미난 책이로구나 싶어 미리 장만하기를 잘 했구나 싶지만, 다른 시골 이웃이나 도시 이웃은 이 책을 만날 수 없겠지. 이러한 예쁜 책이 널리 사랑받으면서, 시골사람도 도시사람도 시골살이를 새롭게 되새기도록 이끌면 좋을 텐데. 작은 마을 작은 사람 작은 이야기가 이 나라에서 널리 사랑받으며 읽히기는 아직 많이 힘든 일일까.


  신문이라는 데에, 방송이라는 데에, 인터넷이라는 데에, 책이라는 데에, 온통 정치판 뒷이야기가 빽빽하다. 정치판 뒷이야기 다음으로는 연예인 뒷이야기와 스포츠 뒷이야기가 촘촘하다. 이 다음으로는 돈벌이 뒷이야기 가득하고, 부동산이나 자기계발 뒷이야기가 이어진다. 삶을 즐기거나 빛내는 이야기는 좀처럼 들어설 자리가 없다.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작은 마을 작은 사람 작은 이야기를 아낄 수 있기를 빈다. 저마다 작은 이야기를 자그마한 책으로 묶어, 오늘 우리들이 즐기고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기를 빈다. 오늘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 새롭게 이야기 빚어 누리면서, 이 이야기를 뒷사람한테 곱게 물려준다면 참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옛이야기란 옛날 살던 옛사람이 ‘그무렵 오늘 이야기’를 갈무리해서 이어올 수 있듯, ‘오늘이야기’를 저마다 오늘 이곳에서 빚을 수 있기를 빈다.


  나도 나대로 살가운 살붙이와 오늘 하루 누리는 이야기를 알뜰살뜰 갈무리해서 마을 살리는 이야기와 책으로 빚자. 나부터 내 이야기를 곱게 여미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저희 이야기를 어여삐 일굴 수 있도록 돕자.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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