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28] 치마저고리

 


  여섯 살이 된 큰아이가 음성 할머니한테서 설빔 한 벌 얻습니다. 치마저고리입니다. 치마가 있고 저고리 있어 치마저고리입니다. 세 살 된 작은아이는 바지저고리 한 벌 있으며, 아직 넉넉히 입을 만합니다. 세 살 작은아이도 누나처럼 무럭무럭 자라서 몸이 크고 키가 크면, 할머니한테서 설빔 새로 얻을 수 있을 테지요. 먼먼 옛날부터 가시내는 치마랑 저고리를 입고, 아득한 옛날부터 사내는 바지랑 저고리를 입습니다. 우리 겨레는 언제부터 치마하고 바지를 나누어 입었을까요. 가시내는 치마를 입는다지만, 겨울날 추위에는 솜바지를 사내랑 나란히 입었겠지요. 고운 빛깔 눈부신 치마와 저고리를 입는 아이가 환하게 웃습니다. 어여쁜 무늬 아리따운 바지와 저고리를 입는 아이가 맑게 뛰놉니다. 아이도 어른도 정갈한 마음에 정갈한 옷을 갖추고, 따스한 사랑에 따스한 삶을 꾸립니다. 4346.2.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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