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생각
― 사진 둘 (4346.2.2.흙.ㅎㄲㅅㄱ)

 


비를 맞아 젖은 신
섬돌에 기대면
세 살 작은아이
아버지 손짓 따라
다른 신 얌전히 곱게
섬돌에 기댑니다.

 

여섯 살 큰아이
까르르 웃고 노래하면
세 살 작은아이
누나 따라 웃고 노래하며,
아이들 어머니가
고운 눈빛으로 들길 걸으면
아이들도 어머니 따라
고운 눈빛 되어 들길 걸어요.

 

겨울이기에 겨울바람 불고
봄에는 봄바람 불지요.
여름에는 여름햇살 드리우고
가을에는 가을햇볕 쏟아져요.

 

철을 느끼는 살갗은
사랑을 느끼는 가슴.
날씨를 헤아리는 살결은
꿈을 헤아리는 마음.
사람을 생각하는 넋이
사진을 생각하는 넋이기에,
내가 선 곳
내가 사는 터
내가 숨쉬는 데
내가 사랑하는 자리
어떤 모습인지 바라봅니다.

 

어버이 쓰는 말이
아이들 쓰는 말이듯,
숲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웃을 바라보는 눈빛이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몸짓이
사진으로 살아가는 몸짓입니다.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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