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바다

 


  하루 내내 비가 내린 겨울이 지나간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지치지 않고 비가 오시는 겨울이 흐른다. 깊은 밤이 되어 비는 멎는다. 비가 멎은 들판을 바라보며 작은아이를 품에 안고 밤마실을 나온다. 겨울비 드리운 밤들판을 바라보렴. 저기 저 까만 하늘도 보렴. 비가 그치고 나니 하늘이 한결 맑게 보이지? 구름이 물결치는 밤바다 같은 밤하늘 사이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어마어마한 별을 함께 보자. 저 별이 무리를 지은 듯하다고 느껴 옛사람은 미리내라는 이름을 붙였어. 미리내는 어떤 냇물일까. 지구를 둘러싼 뭇별이 이루는 환한 냇물일까. 보아도 보아도 눈을 터 주는 별빛은 별꽃일까. 피어도 피어도 지지 않는 별꽃은 별꿈일까. 꾸어도 꾸어도 그치지 않는 별꿈은 별사랑일까. 저 먼 별은 지구한테 어떤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을까. 우리는 서로한테 어떤 사랑을 속삭이면서 지구별을 보살필 수 있을까.


  구름바다가 흐르며 날이 갠다. 구름바다가 지나가며 밤하늘이 훤하다. 구름바다가 우리한테 노래를 들려주면서 새근새근 잠들 때가 다가온다. 4346.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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