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똥

 


  자는 아이가 끄응끄응 소리를 내기에 왜 그런가 하고 들여다본다. 이불을 걷어차는가 싶어 이불을 여미려 하는데 이불 한쪽이 촉촉하다. 쉬를 누었나. 바지 앞쪽을 만진다. 안 젖었다. 뭘까. 문득 옆지기가 말한다. “냄새 나지 않아요?” 응? 이불 젖은 자리를 손으로 비빈 다음 코에 댄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옆방 불을 켠다. 아이 몸을 돌려 엉덩이를 본다. 엉덩이 쪽이 흥건하게 젖었다. 아, 자면서 응가를 누었구나. 왼팔로 작은아이를 안고 씻는방으로 간다. 바지를 벗기고 물을 틀어 똥꼬와 다리와 발바닥을 씻긴다. 똥 묻은 아랫도리를 씻기니 작은아이가 으앙 하고 운다. 그러나 작은아이를 왼팔로 품에 안아 다독이니 울음을 그친다. 이내 새근새근 잠든다. 천으로 물기를 닦는다. 한팔로 안은 채 바지를 새로 입힌다. 조금 더 품에 안아 다독이고 나서 천천히 자리에 눕힌다. 깊이 잠들었는지 깨지 않는다. 속이 더부룩해서 자다가 똥을 누었나 보다. 시원하게 다 누었을까. 개운한 얼굴로 잘 자는 아이를 바라본다. 똥바지 빨래는 아침에 하기로 한다. 4346.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