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은 이야기이다

 


  모든 책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책은 나한테 반가운 이야기일 테고, 어느 책은 나한테 낯선 이야기일 테며, 어느 책은 나한테 새로운 이야기일 테지요. 어느 책은 나한테 싫은 이야기일 테고, 어느 책은 나한테 놀라운 이야기일 테며, 어느 책은 나한테 동떨어진 이야기일 테지요.


  모든 사진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없이 사진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야기 있을 때에 비로소 사진입니다. 모든 글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없이 쓸 수 있는 글은 없습니다. 이야기 있기에 글맛이 살고 글멋이 납니다.


  그러니까, 모든 노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려고 부르는 노래입니다. 모든 춤은 이야기요, 모든 그림은 이야기입니다. 춤사위에 이야기 한 자락 담고, 그림 한 칸에 이야기 두 자락 담아요.


  이야기를 부르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빚는 사람입니다. 내가 엮어 나누려는 이야기가 책 하나를 징검돌 삼아 천천히 퍼집니다. 내가 일구어 북돋우고픈 이야기가 책 하나에 사랑씨앗으로 담겨 찬찬히 자랍니다.


  이야기를 읽으려고 책을 읽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려고 책을 씁니다. 이야기를 누리려고 책을 장만합니다. 이야기 꽃잔치 열고 싶어 책방을 꾸리고 도서관을 세우며 책마실을 다닙니다. 4346.1.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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