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마음

 


  태어날 적부터 ‘눈’이 없다면, 꿈누리에서 어떤 이야기로 생각날개를 펼까요. 태어날 적부터 ‘귀’가 없다면, 새를 바라보면서 어떤 이야기로 노래날개를 펼까요. 태어날 적부터 ‘코’가 없다면, 풀을 뜯어 혀에 올려 살살 씹으며 어떤 이야기로 맛날개를 펼까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눈과 귀와 코가 있는 채 태어납니다. 그런데, 이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은 눈을 눈대로 못 쓰고 귀를 귀대로 못 쓰며 코를 코대로 못 쓰기 일쑤예요. 아름다움을 바라보지 못하고, 아름다움을 듣지 못하며, 아름다움을 맡지 못해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으며, 무엇을 맡는가요. 머리에 지식은 많이 쌓지만, 정작 눈을 못 쓰고 귀를 못 쓰며 코를 못 쓰지 않나요.

 

  학교에서 눈·귀·코 쓰는 길을 가르치지 않으니, 배운 적 없어 눈·귀·코를 못 쓰나요. 신문에서 눈·귀·코 쓰는 길을 들려주지 않으니, 들은 적 없어 눈·귀·코를 못 쓰나요. 텔레비전에서 눈·귀·코 쓰는 길을 보여주지 않으니, 책에서 눈·귀·코 쓰는 길을 다루지 않으니, 우리들은 눈·귀·코 쓰는 슬기롭고 아름다운 길을 걸어가지 못하나요. 4346.1.1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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