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큰아이 버스 무릎잠 책읽기

 


  여섯 살 큰아이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졸립다. 마실을 가는 길과 마실에서 돌아오는 길 내내, 제 놀이동무인 여섯 살 아이랑 나란히 앉더니, 졸음이 억수로 쏟아지니까 아버지를 비로소 찾는다. 걸상에 기대어 자기보다는 아버지 무릎에 누워 자고 싶단다. 네가 그리 자고 싶다면 그리 자야지. 기다리렴.


  아이 눕힐 자리를 마련한다. 아이 안전띠를 끌른다. 아이더러 네 신 챙기라 이른다. 덥석 안는다. 머리를 내 오른팔로 받치고 누인다. 여섯 살로 접어든 큰아이는 이제 머리는 버스 골마루까지 튀어나오고, 다리는 구부정하게 있어야 버스에서 아버지 무릎잠을 잘 수 있다.


  요 커다란 몸뚱이로 무릎잠을 자겠다고? 요렇게 구부정하게 자서야 잠을 잤다고 할 만하겠니? 네 몸무게도 제법 나가니, 버스에서 네 무릎잠을 재우자면 아버지 무릎이며 팔이며 꽤나 저린단다. 네가 바라면 일곱 살이나 여덟 살에도 버스 무릎잠을 재울 텐데, 다음부터는 누워서는 못 자고 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몸을 뒤로 기대어 자야겠구나.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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