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생각
― 사진 하나 (4346.1.3.나무.ㅎㄲㅅㄱ)

 


읍내에 있으면
저녁에도 별을 못 봅니다.
시골이라 하더라도
읍내나 면내 작은 가게 불빛조차
별빛이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요.

 

군내버스 타고 한참 들어가는
두멧시골 보금자리로 돌아가면
비로소 별을 누리고 달을 즐겨요.
밤은 참 깜깜하지요.
밤이 참 캄캄하니 별이 잘 보이지요.

 

별은 도시에도 뜨고 시골에도 떠요.

다만,
도시는 별을 가로막는 불빛 너무 많아요.
시골도 숲과 바다가 있어야 별을 봐요.

 

그런데,
별도 달도
밤에만 뜨지 않아요.
낮에도 떠요.
낮에도 틀림없이
별노래 달춤 흐드러지는데
이를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할 뿐이에요.

 

이제 사람들 누구나 도시에 살며
한낮에 해가 밝게 뜨는 줄조차
못 느끼고 안 느끼며 멀리하는
슬프며 어두운 나날 이어져요.


왜 한낮에 등불을 켜나요.
왜 한밤에 등불을 켜나요.

 

빛이 있어도 빛을 못 보면
어둠이 있어도 어둠을 못 보지요.

 

사진은
빛이 있는 사랑과 어둠이 있는 삶이 만나
어여쁘게 이루어지는 꿈입니다.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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