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넋

 


  언제나 새로 찾아오는 하루입니다. 언제나 새로 누리는 하루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루를 살지, 달력 날짜를 살지 않습니다. 1월 1일이건 12월 31일이건 하나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날짜가 바뀌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넋이 거듭나는 삶입니다. 나한테 가장 아름다우면서 즐거울 길을 찾지 않는다면, 나이를 한 살 더 먹거나 어떤 이름값, 이를테면 신분이나 계급이나 직책이 올라간다 해서, 내 삶이 넉넉하거나 따사롭지 않습니다.


  어린이마음일 때에는 사람을 만날 적에 나이를 따지지 않습니다. 어린이마음일 때에는 사람을 사귈 적에 돈을 살피지 않습니다. 어린이마음일 때에는 사람을 마주할 적에 얼굴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른마음이라 하더라도 나이나 돈이나 얼굴을 헤아릴 까닭이 없습니다. 무언가 겉치레나 껍데기를 돌아보는 사람이라 한다면, 이녁은 사람됨을 잃었다 해야지 싶습니다.


  묵은절을 하면서 새날을 맞이합니다. 어제 하루는 기쁘게 마무리하고, 오늘 하루는 예쁘게 누리고 싶습니다. 4346.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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