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 책읽기

 


  문득 느끼는 그대로 말하면 곧 이루어집니다. 이런 꾀 저런 셈을 하며 억지로 만드는 말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살아가고 싶은 길을 깊이 생각하며 사랑스레 말하면 이내 이루어집니다. 내 뱃속 채우려는 얕은 밥그릇을 헤아리며 읊는 말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가다듬습니다. 나쁘거나 짓궂은 마음일 때에는 씨앗을 뿌리지 못하고, 못되거나 못난 마음일 때에는 논밭을 일구지 못합니다. 몹쓸 생각을 품으며 밥을 짓지 못해요. 어지러운 마음으로는 바느질을 못해요. 가장 환하며 빛나는 마음으로 씨앗을 뿌립니다. 착하며 참다운 마음으로 논밭을 일구어요. 너른 생각으로 사랑을 떠올릴 때에 밥을 짓습니다. 바르며 싱그러운 마음이라야 바느질을 합니다.


  마음으로 읽는 책입니다. 마음 흐르는 결에 맞추어 읽는 책입니다. 내 입에서 흐르는 말 한 마디 어떻게 태어나서 샘솟았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내 입에서 터져나올 말 한 마디 어떤 사랑이나 꿈으로 빚어 나누려 하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웃음과 눈물 모두 내 말 한 마디에서 비롯합니다. 4345.12.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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