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와 겨울눈과

 


  겨울에도 포근한 날씨이니 빨래 말리기에 좋은 고흥이다. 그런데 올겨울에 눈이 퍽 자주 찾아온다. 빨래를 널어 말릴라치면 눈발이 듣는 바람에 바삐 걷어 집안으로 들이는 날이 이어진다. 쳇, 빨래는 말리게 해 주고 눈이 오면 안 되남, 하고 생각하다가는, 아이들은 눈이 내리면 좋아하니, 빨래야 집안에 널자고 생각을 고친다. 그리고, 이렇게 온다 한들 곧 멎고 해가 들겠지, 하고 생각한다. 빨래가 한동안 눈을 맞도록 지켜보다가, 아무래도 눈발이 안 그치겠다 싶으면 천천히 걷는다. 빨래를 걷으며 푸념 아닌 푸념을 한다. 눈발이 날리려면 빨래를 널기 앞서 날려야지, 왜 일을 두 번 시킨담, 쳇쳇. 4345.12.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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