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반가운 어린이
충청북도 멧골집에서 살 적에는 눈이 펑펑 쏟아졌고, 눈을 쓰느라 바빴다. 큰아이는 세 살과 네 살 언저리에 겨울날 눈쓸기를 거들곤 했다. 전라남도 두멧시골집에서 다섯 살 어린이는 눈 만날 일이 뜸하다. 눈이 내린다 한들 쌓이지도 않는다. “나 눈 좋아하는데, 눈 보고 싶어.” 하고 말하는 아이가 흐뭇해 할 만큼 눈이 찾아들지 않는다. 진눈깨비라 할 만한 눈송이가 조금 뿌리다가 그치곤 하는데, 고작 이런 눈으로도 아이는 즐겁다. 마당을 이리 달리고 저리 뛰면서 입을 헤 벌리며 눈을 받아먹는다. 4345.12.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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