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맛있어

 


  시골에서 살아가면 봄부터 가을까지 집 둘레에서 나물거리를 흐드러지게 얻는다. 도시로 나들이를 가면 제아무리 이름나거나 맛나다 하는 밥집에 들르더라도 나물 반찬 구경하기 매우 힘들다. 도시로 마실을 가는 우리 식구는 늘 ‘풀에 굶주린’다. 양념과 간을 하지 않은 날푸성귀에 목마르다. 햇살 머금고 바람과 빗물 마시며 흙기운 빨아들이는 싱그러운 풀을 먹어야 비로소 숨을 돌리며 ‘내가 이렇게 살아서 숨쉬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올 2012년 5월에) 옆지기와 내가 파주 책도시 풀밭에서 이 풀 저 풀 뜯어서 냠냠짭짭 맛을 보니, 큰아이도 풀을 한 잎 뜯어서 먹는다. “무슨 풀이야?” 무슨 풀일까? 이름으로 풀을 알 수도 있지만, 풀은 뜯어서 혀에 올려 냠냠짭짭 씹어서 냄새와 맛을 보아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어. 먹어 보렴. 풀잎은 맛있어. “그래? 음. 맛있어.” 좋아, 좋아. 맛있다니까. 4345.12.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