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 읽기모임 (도서관일기 2012.12.2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인천에서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며 하고팠던 ‘사진책 읽기모임’을 아직 못 한다. 집살림과 아이돌보기를 나란히 하면서 사진책도서관까지 지키기란 만만하지 않다. 큰아이가 제법 자라 무언가 해 보려 할 즈음 작은아이가 태어났고, 작은아이가 돌을 지날 무렵 고흥으로 살림살이와 책을 옮기느라, 책을 싸고 풀고 갈무리하는 데에 긴 나날을 보냈다. 이제 작은아이가 제법 씩씩하게 놀 수 있구나 싶으니, 그동안 미룬 ‘사진책 읽기모임’을 고흥에서 해 볼까 하고 생각한다. 한 달에 한 차례 주말을 잡아서 하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읽기모임’을 하는 자리에는 우리 두 아이는 도서관 골마루를 마음껏 뛰고 놀아도 된다. 어른들(또는 푸름이들)은 즐겁게 사진을 보며 놀고, 때로는 우리 아이들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도 찍고, 아이들은 널따란 골마루와 교실에서 저희끼리 뛰고 놀면 되리라 생각한다.


  다른 읽기모임은 저마다 책을 먼저 사서 읽은 다음 느낌을 나누는 자리라면, 사진책도서관 읽기모임은 이곳에 모여서 사진책 하나를 함께 펼쳐서 함께 읽고 함께 느끼는 자리라 하겠다. 왜냐하면, 한국 여느 새책방에서 장만할 수 있는 사진책도 있지만, 외국 새책방에서조차 장만하기 어려운 사진책이 많다. 또, 이런저런 이름난 사람들 작품만 따지기보다, 삶을 사랑스레 담은 사진책을 돌아본다면, 사진을 읽거나 느끼거나 찍는 길에 한결 이바지할 만하리라 본다. 새해 1월부터 할 수 있을까 모르겠는데, 새해에는 씩씩하게 읽기모임을 꾸리자고 생각한다. 도서관 들어오는 어귀에 나무푯말 하나 세우면 좋겠지.


  사진엽서를 만들어 사람들한테 띄워야지. 도서관 이야기책 《삶말》과 달리 ‘읽기모임 이야기책’을 엮을 수 있겠지. 이렇게 하자면 돈이 더 들 테고, 살림돈이 줄는지 모르지만, 뜻있는 이들이 함께하면서 넉넉히 서로 돕고 즐기며 누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가,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들른다. 인천으로 부칠 책을 꾸리는 동안 두 아이는 여느 때와 같이 도서관 곳곳을 뛰고 기면서 논다. 셋째 칸에 있는 사다리는 두 아이 담타기 놀이기구가 된다. 지난달까지, 작은아이는 이 사다리에 올라갈 줄만 알고 내려올 줄은 모르더니, 오늘은 혼자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혼자 다부지게 내려온다. 대단한데. 너도 참 기운차게 크는구나. 앞으로 이 옛학교 운동장까지 우리가 쓸 수 있으면, 너희는 훨씬 기운차게 뛰놀 수 있겠지. 그때에는 너희뿐 아니라, 이곳 고흥 시골아이나 이웃 도시아이도 우리 도서관으로 찾아와서 가슴속에 묻은 ‘뛰놀고픈 생각’을 흐드러지게 풀어놓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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