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도 시원한 책읽기

 


  지난 2011년 늦가을에 고흥 시골집으로 들어왔다. 이제 고흥에서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한다. 지난 2011년 겨울에는 12월에 동백꽃이 활짝 피었는데, 올 2012년 겨울에는 아직 우리 집 동백꽃 봉오리가 터지지 않는다. 봄까지 모두 봉오리를 꼭 다문 채 겨울나기를 하려나. 그러나 12월 한복판에 들어선 올 2012년 마을 논둑마다 광대나물꽃이랑 봄까지꽃이랑 별꽃이 곳곳에 피었다. 유채꽃이나 갓꽃이 핀 데도 보인다. 열흘 즈음 제법 스산한 바람이 불고 눈이 소복소복 내리기도 했기에, 그예 이 따스한 남녘땅에도 추위가 찾아드나 싶더니, 참말 따사로운 시골 터전다운 따스함이 온 고을에 감돈다.


  문득 지난해 늦가을 사진 몇 장 들춘다. 해가 떨어지는 밤이면 바람이 차지만, 해가 높이 솟는 낮에는 살짝 덥다고 느끼곤 한다. 이리하여, 지난 2011년 11월 28일에도 한낮에는 큰아이가 민소매에 짧은치마를 입으며 문지방에 발을 척 올리고는 그림책을 읽으며 놀기도 했다. 올해에도 이와 엇비슷하다.


  따스해, 따스해 노래를 부른다. 포근해, 포근해 노래를 부른다. 좋아, 좋아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아, 이 따스함 포근함 좋음을 듬뿍 안으며 살자. 4345.12.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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