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일꾼 1, 시골에서

 


  고흥 읍내에서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장만하고는 택시를 부른다. 시골집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간다. 오늘은 스님 한 분 금탑사로 함께 타고 간다. 이른바 합승인데, 시골택시가 다른 마을 빙 돌아서 가는 일은 즐겁다. 나는 거저로 이웃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택시 일꾼은 스님이랑 나한테 두런두런 말을 건다. 스님과 나더러 이번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뽑겠느냐고 묻는다. 나는 ‘신고재산 오천만 원’인 5번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택시 일꾼은 ‘당선가능성으로 보면 1번과 2번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우리 전라도에는 2번이 되어야 낫지 않겠습니까. 2번이 되어야 남북교류도 다시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얘기한다.


  아마 5번 후보는 당선가능성이 1퍼센트조차 안 될는지 모른다. 5번 후보를 말하는 사람은 김규항 님 빼고는 아직 못 보았다. 그런데, 나로서는 전라도뿐 아니라 한국을 아름답게 보듬을 만한 손길을 펼칠 후보로는 5번이 가장 알맞으리라 느낀다. 남북교류를 놓고 펼치는 생각도, 1번이나 2번 후보는 5번 후보한테 못 미친다.


  내가 경상도에서 택시를 탔으면 경상도 택시 일꾼은 ‘그래도 1번을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을까. 그나마 2번 후보는 시골 읍내에 ‘80킬로그램 쌀 수매값을 17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올리겠다’와 같은 공약을 내붙인다. 1번 후보는 시골사람 귀에 와닿을 만한 공약을 하나도 안 밝힌다. 시골사람 생각하지 않기로는, 다른 후보도 어슷비슷하다. 그런데, 쌀 80킬로그램 수매값이 17만 원이나 했나? 완전유기농에다가 무농약인 쌀 수매값이 이만큼 아닌가? 도시사람은 유기농이고 무농약이고 그저 값만 싸야 쌀을 사다 먹는데, 도시사람 생각밭을 갈아엎을 만한 일꾼이 대통령이 될는지 어쩔는지. 4345.12.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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