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 피었네 (도서관일기 2012.12.1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따스한 남녘마을 고흥에서는 겨울비가 내린다. 예전에는 고흥도 마냥 따뜻하기만 하지는 않았다지만, 예전에는 다른 곳도 오늘날보다 훨씬 추웠다. 그러니까, 남녘마을 고흥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 곳이다. 12월에 접어들었는데에도 피어나는 민들레 노란 봉오리를 본다. 큰아이가 곁에서 함께 바라보더니, “민들레꽃 피었네.” 하고 말한다. 그래, 민들레꽃이 고흥에서는 12월을 훌쩍 넘긴 이때에도 피는구나. 어쩌면 1월에도 꽃을 피울는지 몰라. 2월에도 꽃을 피울 수 있겠지. 12월에 일찌감치 꽃봉오리 틔운 동백나무도 곳곳에 있잖니.
도서관 이야기책 《삶말》 5호를 내놓는다. 오늘부터 이 책을 부치려고 바지런을 떤다. 아침을 차리고 빨래를 하며 이것저것 치닥거리를 하다가, 졸린 눈 아이들을 재워 보려 하는데, 아이들이 잘 생각 없이 더 놀려고 한다. 그러면 더 놀렴. 아버지는 일을 좀 할 테니까.
오늘은 스물넉 통을 싼다. 봉투에 주소를 쓴다. 글월 한 장 끼운다. 지난해 이맘때쯤 ‘도서관 지킴이’가 되어 준 분들한테 새해에도 도서관 지킴이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글월이다.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이 고흥에 둥지를 튼 지 한 해가 다 되는구나. 모두들 즐겁게 작은 이야기책 받아 작은 도서관 지킴이 삶을 이어 주시리라 믿는다.
소포를 천가방에 담는다. 자전거수레를 마당에 내려놓는다. 두 아이를 태우고 우체국으로 가려 했는데, 작은아이가 어머니 등짝에 엎디어 잠든다. 큰아이만 수레에 태워 마실을 간다. 바람 한 점 없는 12월 13일 한낮이 곱다. 오늘도 깜빡 잊고 장갑 안 낀 채 자전거를 타는데, 손은 그닥 안 시리다. (ㅎㄲㅅㄱ)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