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지 첫째 책읽기
혼자서 마음껏 옷을 벗고 입을 수 있는 첫째는 제 눈에 어여뻐 보이는 옷을 골라서 입곤 한다. 빨래하는 차례에 따라 다른 옷을 입히려 해도, 굳이 차례를 벗어나 입으려 하는 옷이 있다. 그럴 수 있겠지. 꽃무늬 새겨진 바지는 아이가 옷집에서 스스로 골라 장만한 옷이니, 다른 옷보다 꽃무늬 바지를 즐겨입고 싶어 할 만하다. 먼먼 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날, 빈집에 닿은 책꾸러미를 끌러 첫째한테 그림책 하나 내미니, 꽃무늬 무늬가 드러나도록 쪼그려앉아서 펼쳐 스스로 이야기를 꾸며 읽는다. 너도 바지도 그림책도, 또 머리에 꽂기까지 한 꽃모양 집게도 하나같이 예쁘구나. 4345.1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