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푸는 책

 


  마음이 넉넉하지 못하구나 싶어 자리에 드러누워 한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등허리가 뜨끔뜨끔하다. 온몸이 찌뿌둥하다. 이럴 때에는 아무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내 몸속에서 서글픈 낱말만 튀어나올까 괴롭다. 살며시 책 하나 쥐어 펼친다. 좁아지며 얄팍하게 흐르던 마음이 살짝 풀어진다. 마음이 넉넉해야 생각이 흐른다. 마음이 좁살뱅이처럼 졸아들면 생각이 갇힌다. 작은아이를 안거나 큰아이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내려서 어두운 밤하늘 올려다보며 별을 헤아릴 적에는 마음이 풀린다. 바람을 쐬거나 햇볕을 쬐거나 풀잎을 쓰다듬어도 마음이 풀린다. 그래, 이 모두 나한테는 고마운 책일 테니까. 4345.11.2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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