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사람

 


  마을에서나 읍내에서나 면소재지에서나, 할머니들은 우리 아이들을 보면 으레 ‘이쁜 사람’이라고 부른다. “저 이쁜 사람 보소.”라 말씀하거나 “이쁜 사람이 무얼 먹나.” 하고 말씀한다.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수레에서 새근새근 잠든 모습을 볼 적에는 “이쁜 사람이 자네.” 하고 말씀한다. 언제나 말끝마다 ‘이쁜 사람’이다.


  집에서 아이들을 부를 적에 ‘똥벼리’나 ‘똥보라’처럼 부른다거나 ‘똥벼’나 ‘똥보’라 부르기도 하다가, 이러다가 아이들이 똥똥이가 되지 않겠나 싶어, 나부터 말을 고치기로 다짐한다. ‘예벼’나 ‘예보’처럼 부르기도 하고 ‘예벼리’나 ‘예보라’처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예쁜 벼리’랑 ‘예쁜 보라’처럼 예쁘다고 부르지 않아도 예쁜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이 그대로 예쁘고, 삶이 그대로 예쁘며, 사랑이 그대로 예쁘다. 4345.11.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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