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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사진 갈무리

 


  아이들 찍은 사진을 갈무리하면서 ‘놀이’ 모습을 따로 묶어 보자고 생각해 봅니다. 진작 ‘놀이’ 모습 사진을 따로 묶어서 갈무리할까 싶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퍽 어리다고 여겨 큰아이가 다섯 살인 이제서야 따로 나누어 보는데, 막상 ‘놀이’ 모습 사진을 따로 묶고 보니, 아이들을 찍은 사진은 거의 모두 ‘놀이’를 즐기는 모습 아닌가 하고 느낍니다. 이 모습도 놀이요 저 모습도 놀이입니다.


  두 살이라 하기에는 살짝 모자란 열여덟 달째 살아가는 작은아이가 제 신이나 아버지 신이나 어머니 신이나 누나 신을 신겠다며 용을 쓰는 모습도 놀이입니다. 다섯 살 누나가 두 살 동생한테 밥을 먹이는 모습도 놀이입니다. 인형을 만지작거리든 나무토막을 만지작거리든 놀이입니다. 나뭇가지 하나를 쥐어도 놀이요, 꽃을 바라보아도 놀이입니다. 풀을 뜯어도 놀이요, 들길을 달려도 놀이예요. 아이들은 언제나 놀아요. 아이들 모습은 모두 놀이예요.


  물을 마시다가도 입안에 가득 머금고는 볼을 크게 부풀리니 놀이입니다. 이를 닦는다며 잇솔을 한참 물고 빙긋 웃으니 놀이입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으나 서로 까르르 웃으며 키득거리니 놀이입니다. 이것 참. 아이들 찍은 사진 가운데 ‘놀이’ 모습을 따로 묶으려 하고 보니, 온통 놀이 놀이 놀이예요.


  소꿉을 갖고 노는 소꿉놀이만 놀이가 아닙니다. 땅바닥에 금을 긋고 뛰어야 놀이가 아닙니다. 놀잇감을 손에 쥐어야 놀이가 아니에요. 아이들한테는 하루가 온통 놀이예요. 아이들한테는 어버이나 어른 삶을 들여다보며 흉내내는 모든 모습이 놀이입니다.


  문득 사진을 생각합니다. 사진은 무엇일까요. 사진은 놀이일까요. 사진은 일일까요. 사진은 작품일까요. 사진은 예술일까요. 사진은 문화일까요. 참말 사진은 무엇이라고 하면 어울릴까요.


  놀이를 하듯 찍는 사진인가 헤아려 봅니다. 아이들과 즐거이 얼크러지는 삶을 찍는 사진인가 되뇌어 봅니다. 나도 너도 예쁘게 노는 꿈을 찍는 사진인가 돌아보고, 서로서로 사랑을 꽃피우는 삶을 찍는 사진인가 톺아봅니다. (4345.11.16.쇠.ㅎㄲㅅㄱ) - 집-12-1113-03

 

(최종규 . 2012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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