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줄기 예뻐

 


  나무줄기에서 가지가 새로 뻗는다. 갑자기 나무줄기 꼭대기에서 옆으로 퍼지는 가지는 없다. 줄기마다 조그맣게 움이 트고 싹이 돋으며 잎이 하나 살그마니 나는데, 이 잎줄기가 바로 나뭇가지가 된다. 다른 나뭇가지가 저 위에 있달지라도 새 움은 언제나 조금씩 돋기 마련이요, 새 움은 이내 새 나뭇가지가 된다.


  사람들이 시골을 등지고 서울로 몰려들면서 나무줄기도 가지도 잎도 뿌리도 살갗으로 못 느끼고 만다. 여름 한철 지나고 텅 빈 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한동안 사람 손길을 안 타니까 스스로 마음껏 줄기를 돋우며 뻗는다. 푸른 잎사귀는 그야말로 푸르고, 푸른 가지는 그야말로 푸르다. 예쁘다. (4345.11.1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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