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2.11.7.
 : 그렇게 자전거 타고 싶나

 


-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다가 자전거수레에 올라타고 논다. 아직 너희 다리힘으로는 자전거를 굴리지 못해, 이렇게 수레에 탈밖에 없지만, 빈수레에 올라타고 놀기만 해도 재미나니.

 

- 돌이켜보면 나도 어릴 적에 빈수레에 올라타고 싱싱 달린다느니 훨훨 난다느니 하고 꿈꾸며 놀기도 했다. 수레 임자인 어른이 이 꼴을 보면 수레 망가진다고 길길이 뿔을 내며 달려들었는데,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며 빈수레에 올라타고 놀곤 했다. 국민학교에서도 빈수레 있으면 서로 올라타고 서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민다며 놀곤 했다.

 

- 해가 아직 걸린 늦은 낮나절, 서재도서관 나들이도 하면서 마을 한 바퀴 휘 돈다.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멀리 나가지는 않는다. 이웃마을 살며시 도는 동안 작은아이는 수레에서 잠든다. 옆마을 유자밭 지날 무렵 곯아떨어지고, 큰아이는 옆에서 생글생글 웃는다. 큰아이는 제가 동생 재워 주었다고 노래노래 부른다.

 

(최종규 . 2012 -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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