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골들 마음
따스한 남녘땅 시골마을 논은 거의 다 빕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빈논에 여러 풀싹이 돋습니다. 논둑에는 온갖 풀꽃이 피어납니다. 사람이 씨앗을 심어도 풀줄기가 오르고, 사람이 씨앗을 심지 않아도 풀꽃송이 피어납니다.
풀잎은 햇살을 먹고 바람을 마십니다. 풀꽃은 사랑을 먹고 꿈을 마십니다. 사람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까요. 사람은 어디에서 어떤 삶을 일굴 때에 가장 맑고 환하게 빛날까요.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마음 됩니다. 풀을 바라보며 풀마음 됩니다. 가을을 느낄 적에 가을마음 됩니다. 너른 들판에 한 포기 두 송이 올라오는 빛깔을 느끼며 새로운 마음 됩니다. 두 팔 활짝 벌려 큰숨을 들이켭니다. (4345.11.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