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찍은 글

 


  글공책을 잃어버리면서 글공책에만 적은 싯말 스무 꼭지 남짓 잃어버렸다. 이밖에 잃어버린 글이 꽤 많다. 잃어버린 뒤 마음을 다스리면서, 종이에 적은 글은 사라지지만, 내 마음속에 아로새긴 글은 언제까지나 함께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글공책 잃어버리며 함께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던 싯말 하나를 사진에서 찾는다. 부산마실을 하면서 찾아간 책쉼터지기한테 싯말 하나를 고운 종이 하나에 곱게 옮겨적어 드렸는데, 마침 이 싯말을 사진으로 한 장 찍었구나. 싯말 받은 책쉼터지기가 책쉼터 한쪽 기둥에 싯말을 붙여 주었기에 이 모습이 새삼스레 어여쁘구나 싶어 사진으로 찍었는데, 이렇게 찍은 사진이 있어, 부산마실을 하면서 느낀 ‘골목꽃’ 느낌을 하나하나 새롭게 되새겨 본다.


  내 글이 씨앗 한 알처럼 온누리에 사뿐사뿐 내려앉아 사랑이라는 열매로 태어날 수 있기를 빈다. 내 글이 알찬 씨앗 한 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생각과 꿈을 예쁘게 돌보자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아낄 때에 내 가슴속에서 샘솟듯 터져나오는 글이 아름답게 빛나리라 느낀다. (4345.11.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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