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사탕과 손과
면소재지 가게에 들러 큰아이는 사탕 하나를 집습니다. 작은아이는 이래저래 뛰고 달리며 좋아합니다. 서재도서관에 들러 그림책 하나를 여럿이 둘러서서 읽습니다. 큰아이는 한손에 사탕을 쥐고 다른 한손으로 책장을 넘깁니다. 작은아이는 곁에 서서 손을 뻗지만 손에 채 안 닿습니다. 작은아이는 키도 작아 누나가 보는 그림책을 곁에 서서 함께 보지 못합니다. 옆지기는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재미나게 읽었다 싶은 그림책을 열 번 백 번 천 번 되풀이해 읽으면서도 재미를 느낍니다. 그러고 보면, 재미가 있을 때에는 한 번도 보고 두 번도 봅니다. 재미가 없을 때에는 한 번 보기조차 어렵습니다. 살아가는 재미를 담아 그림책을 그립니다. 살아가는 재미를 느껴 그림책을 빚습니다. 살아가는 재미를 실어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살아가는 재미를 누리며 그림책 이야기를 듣습니다. (4345.1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