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밖에서 하루만 지내도

 


  집을 떠나 밖에서 하루만 지내도 시골집으로 돌아오면 여러 날 고단한 기운을 씻어야 합니다. 왜 이렇게 바깥마실이 고단할까 하고 헤아리고 보면, 시골집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던 사랑이 없는 탓 아닌가 싶습니다. 고작 하루라 하더라도 아이들 삶과 사랑과 꿈을 내 마음과 눈과 몸에서 잊은 채 바깥일에 따라 움직이니, 밖에서는 으레 고단하거나 지치지 싶어요.


  집을 떠나 밖에서 하루만 지내더라도 ‘아이들 찍는 사진’이 하루치 없습니다.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 뒹구는 모습을 꾸준하게 사진으로 담다 보니, 고작 하루라 하더라도, 아니 한 시간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을 지켜보지 않거나 아이들이랑 부대끼지 않으면 몹시 허전하거나 서운합니다. 어버이 없으면 아이들이 밥을 굶거나 못 사는 셈 아니라, 아이들 없으면 어버이로서 허전하고 쓸쓸하달까요.


  아이들을 예쁘게 바라보며 내 마음 예쁘게 다스립니다. 어버이로서 예쁘게 살아가며 아이들은 어버이랑 뒹굴 적에 예쁜 꿈을 받아먹습니다. (4345.1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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