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흘러
졸음을 참고 글을 쓰면 하품뿐 아니라 눈물이 쏟아진다. 글을 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나는 그만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방바닥에 드러누워 허리를 펴다가 이내 일어나 다시 글을 쓴다.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른다. 내 몸은 고단해서 쉬고 싶다며 노래한다. 그러나 내 마음은 쓸 글이 아직 많으니 눈물이 흐르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몸은 자꾸 노래한다. 글은 좀 나중에 써도 되지 않니? 마음은 가만히 대꾸한다. 그래, 글은 오늘 안 써도 돼, 어차피 마음에 아로새겨진 이야기를 글로 옮길 뿐이니까, 그렇지만 글을 쓰는 까닭은 이 느낌을 바로 이 자리에 함께 실어 이야기를 꽃으로 빚고 싶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눈물이 졸졸 흐르며 졸음이 쏟아져도 마지막 한 글자까지 똑똑 쓰고 난 다음에 잠자리에 드러누울 생각이야. (4345.10.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