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시골집 빨래

 


  우리 식구 살아가는 시골집 모습을 나 스스로 사진으로 담는다. 왜냐하면 사진을 찍는 내 눈으로 바라보기에 그지없이 어여쁘니까. 골목마실을 하거나 고샅마실을 하며 ‘어여삐 보이는 이웃집 모습’을 으레 사진으로 찍기도 하지만, 이웃집에 앞서 내 보금자리 어여쁜 모습이 즐겁고 고맙기에 가만히 사진으로 한 장 두 장 옮겨 본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내 삶자락에서 고운 빛줄기 드리우는 꿈 같은 이야기를 그리고 싶은지 모른다. 내 마음으로 깊이 바라는 삶무늬가 날마다 하나둘 새록새록 내 앞에서 펼쳐지고, 내가 바라는 모습이 늘 펼쳐지니 언제나 사진기를 기쁘게 손에 쥐는지 모른다. 글을 쓸 때에도 이와 같지 않을까. 빨래를 하며 즐겁고, 빨래를 널며 즐거우며, 빨래를 개며 즐겁다. 다만, 때때로 골을 부리거나 고단하다며 빨래개기를 미적미적 며칠 미루곤 한다. ‘보송보송 잘 말린’여러 날치 옷가지가 방 한켠에 수북히 쌓이곤 한다.


  빨래를 바라보면, 처음 대야에 담글 때에도 빛깔이 곱고, 복복 비빌 적에도 빛깔이 고우며, 마당에 하나하나 널면서도 빛깔이 곱다고 느낀다. 그리고, 다 마른 빨래를 걷어 차곡차곡 개면서 옷임자에 따라 나누어 놓으면, 알록달록 빛깔이 새삼스레 곱구나 싶다. 마당 가득 널린 아이들 옷가지가 바람 따라 살랑살랑 춤춘다. (4345.10.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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