땋은머리

 


  아이 어머니가 큰아이 머리를 땋는다. 아주 짧은 동안도 가만 있지 않는 큰아이는 몸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튼다. 도무지 참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라면 누구라도 참지 못할 테지. 이리 움직이고 저리 뛰고 싶을 테니까. 머리를 다 땋은 다음 거울로 머리 모양을 보여준다. 큰아이 스스로 예쁘다고 여겨 땋은머리를 풀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면서도 땋은머리인 채 잠든다.


  너는 몇 살쯤 되면 스스로 머리를 땋을까. 아직 네 머리를 네 스스로 줄로 묶지 못하니, 머리를 땋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까. 줄로 묶기보다 머리 땋기가 한결 수월할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네 손은 어른들한테서 배워 빛을 내기도 할 테고, 네 스스로 오늘 네가 할 수 있는 놀이로 환하게 빛나기도 할 테지. (4345.10.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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