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마음

 


  하늘을 보고 싶습니다. 나무를 보고 싶습니다. 숲을 보고 싶습니다. 냇물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아름다움이 깃든 곳을 보금자리로 삼아 살아갑니다.


  이웃을 보고 싶습니다. 동무를 보고 싶습니다. 반가운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살가운 터전을 보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아름다움 머금은 사람들 살아가는 곳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내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싶을까요. 내 옆지기는 무엇을 보고 싶을까요. 참말 나는 무엇을 보고 싶을까요.


  낮에는 구름과 파랗디파란 하늘을 보고 싶습니다. 낮에는 해와 새와 들과 메를 보고 싶습니다. 밤에는 별과 달을 보고 싶습니다. 밤에는 개똥벌레를 보고 싶고, 들판에서 웅숭깊게 노래하는 풀벌레를 보고 싶습니다.


  삶을 이야기하는 책을 보고 싶습니다. 삶을 노래하는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손길을 보고 싶습니다. 지식을 이야기하는 책은 따분합니다. 낯간지러운 노래는 그예 낯간지럽습니다. 돈만 바라보는 손길은 고약합니다.


  색색 고르게 울리는 아이들 숨소리를 듣는 깊은 새벽녘, 나는 이 고운 소리를 한귀로 예쁘게 들으면서 글 한 줄 적어 봅니다. 아이들 숨소리가 참 즐겁고 반갑구나 싶어, 이러한 숨소리를 내 글 한 줄에 담고 싶습니다. 어쩌면, 내가 보고 싶은 모습이란, 나 스스로 가장 아름답게 꿈꾸는 맑은 웃음빛이 아니랴 싶어요. (4345.10.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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