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짓기

 


  식구들 함께 마실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옆지기는 창문 바깥으로 펼쳐진 구불구불한 논배미를 보고는 ‘참 예쁘다’ 하고 말한다. 나는 멧자락에 걸린 구름을 바라보며 ‘참 좋네’ 하고 말한다. 옆지기 말을 들은 논은 한결 노랗게 무르익으리라. 내 말을 들은 하늘은 한결 눈부시게 빛나리라. 사랑스레 노래하는 말은 사랑스레 일구는 삶이 된다. 곱게 들려주는 말은 곱게 보듬는 꿈이 된다. 사람은 생각으로 말을 짓고, 말을 지으며 삶이 하루하루 새롭게 거듭난다. (4345.9.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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