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해 보기
아이가 스스로 무엇이든 해 보는 일이란 참 좋다고 느낀다. 나부터 내가 아이였을 적에 참말 무엇이든 다 해 보았을 테니까. 나는 입술과 혀를 불판에 대 보는 일까지 했다. 얼마나 뜨거운가를 손으로 만지기만 해서는 잘 모른다고 느껴 입술로 대 보고는 이레쯤 입술이 부어 애먹은 적 있는데, 어찌 보면 어리석지만 어찌 보면 어린이인 까닭에 스스로 하거나 겪고 싶은 일이 많았다.
아이 손길은 많이 서툴기에 어른 눈길로는 조마조마해 보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가 무언가를 하거나 겪을 때에는 ‘모자람’도 ‘서툼’도 ‘어설픔’도 없다. 늘 새로운 삶이며 손길이요 이야기가 된다.
때때로 거꾸로 펼쳐 넘기기도 하는 작은아이 ‘그림책 읽기’는 놀이와 같다고 느낀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모두 곧잘 책을 펼쳐 읽으니, 저도 시늉을 내며 논다. 차근차근 혼자서 해 보렴. 그러면 너도 예쁜 손으로 예쁜 책을 넘기며 예쁜 이야기 한 자락 얻을 수 있을 테지. (4345.9.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