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종이문에 붙이는 사진
창호종이로 바르는 나무문살문에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구멍을 숭숭 뻥뻥 뚫는다. 종이를 모두 벗겨 새로 발라야 하는데, 이 시골집으로 들어온 지 한 해가 되도록 좀처럼 새로 바르지 못하고 그냥 둔다. 다시 가을이 찾아들어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데 이대로 둘 수 없는 노릇이라, 집 곳곳에 많이 있는 아이들 사진을 붙이기로 한다. 그래, 이 사진을 상자에 넣고 간수하기보다는 이렇게 문에 붙이고 언제나 들여다볼 때에 더 좋겠지. 바람도 막고 보기에도 좋으며 언제나 너희들 예쁜 모습을 되새기도록 이끌겠지. 그나저나 사진은 떼지 않기를 빈다. 빈자리에 그림을 그리더라도 사진은 건드리지 말아 다오. (4345.9.10.달.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