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베개
나무베개를 베면 참 좋다. 나한테 맞는 나무베개는 어느 손가락 길이라 하는데, 아무튼 나무베개를 베면 나무결과 나무내음 솔솔 내 몸으로 스며든다. 마땅한 노릇인데, 여관에 들어 여관 베개를 베면 여관내음이 배어든다.
아이들 재우며 내 팔로 베개를 삼으면, 시나브로 내 살결 기운이 아이들한테 스며든다. 책을 베고 누워 본다. 책에 깃든 얼과 꿈이 가만히 내 몸으로 스며들며 콩닥콩닥 뛴다. (4345.9.9.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