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아이들

 


  아이들이 옥수수를 먹는다. 두 아이가 나란히 씻고 나서 새 옷을 입지는 않고, 알몸으로 옥수수를 먹는다. 마지막 무더위를 누릴 늦여름, 읍내 마실을 하며 장만한 옥수수가 있고, 전남 고흥하고는 아득하게 먼 강원도 양양에서 보내 온 옥수수가 있다. 아이들은 옥수수를 잘 먹는다. 한 소쿠리 있어도 둘이서 다 먹을 낌새이다. 한 아이가 입에 물면 다른 아이가 입에 물고, 한 아이가 입에서 내리면 다른 아이가 입에서 내린다. 서로서로 마주보면서 옥수수를 먹는다. 서로 나란히 앉아 옥수수를 먹는다. 요것들이 섬돌 시멘트 바닥에도 알몸으로 퍼질러 앉아 옥수수를 먹는다. (4345.8.31.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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