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2.8.14.
: 바람 넣고 싶은 큰아이
- 우체국에 가려는데 자전거 앞바퀴에 바람이 빠졌다. 왜 빠졌을까? 아무튼 바람을 넣어야 자전거가 굴러가니까 바람넣개를 꺼낸다. 꼭지를 바퀴하고 잇는다. 이때 큰아이가 바람을 넣어 보겠다고 말한다. 그래? 그럼 넣어 보겠니? 처음에는 몇 차례 낑낑대며 바람을 넣지만, 이내 힘이 모자라 더는 바람넣개를 밀지 못한다. 곁에서 작은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누나 하는 양을 지켜본다. 아이가 바람넣개로 씨름하는 동안 나는 이것저것 챙긴다. 가까운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가는 길이라 하더라도, 작은아이 바지하고 기저귀를 챙기고, 아이들 마실 물을 챙긴다. 큰아이가 더는 못하겠다고 할 무렵 바람넣개를 물려받는다. 쉭쉭 바람을 채운다. “나는 아직 못해. 아버지는 할 수 있어.” 그러나 너도 머잖아 자전거에 바람을 넣을 수 있단다.
- 우체국으로 간다. 두 아이는 우체국 계단 언저리를 타며 논다. 새로운 놀거리를 만났구나. 나는 편지와 소포를 부친다. 아이들은 계단 언저리에서 마냥 즐겁게 논다. 놀 때까지 마음껏 놀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