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롭게 자라는 책읽기

 


  아이들은 날마다 새롭게 자란다. 아이들은 몸이며 마음이며 무럭무럭 자란다. 아이들 예쁘게 노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하나하나 돌아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아이들만 새롭게 자라나? 어른들은 새롭게 자라지 않나? 아이들은 몸뚱이가 크고, 어른들은 몸뚱이가 더는 안 자란다고 여겨, 어른들은 스스로 ‘이제 더 자라지 않는다’고 못을 박는구나 싶은데,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며 ‘자란다’ 할 때에는 몸뚱이가 커지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커지기 때문에 ‘자란다’ 하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날마다 새롭게 자라는 책읽기라고 느낀다. 어제 읽은 책을 오늘 읽을 때에 새롭다. 하루를 더 묵은 뒤 새삼스레 펼치면 또다시 새롭겠지.


  날마다 새롭게 자라는 삶읽기라고 느낀다. 어제 누린 삶을 오늘 새롭게 누리면서 헤아려 본다.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라고, 어른들도 무럭무럭 자란다. 나도 옆지기도 아이들도 어제와는 사뭇 다르면서 오늘대로 새로운 하루를 누린다. 새 빛을 가슴으로 안는다. 새 꿈을 마음에 심는다. 새 사랑을 온몸으로 펼친다.


  큰아이가 작은아이한테 ‘글씨 쓰기’를 가르친다며 한손을 살며시 잡고는 빈책에 동그라미를 예쁘게 그려 주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가 어버이로서 큰아이한테 예쁘게 말을 섞을 때에, 큰아이 또한 작은아이한테 예쁘게 말을 섞는 흐름이 이어진다. 빗물을 바라보며 ‘사랑해’ 하고 속삭이면 빗물은 우리 마을을 사랑스레 흐르면서 맑게 빛난다. (4345.8.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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