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글쓰기
나날이 글을 쓰는 겨를이 줄어든다. 나날이 집일을 건사하는 겨를이 늘고, 옆지기가 마음닦기를 하도록 자리와 겨를을 마련하려고 마음을 쓰다 보니, 셈틀 앞에 앉을 틈이 아주 없을 뿐더러, 셈틀 앞에 앉아도 이제 무럭무럭 크는 아이들이 만화영화 보자고 달라붙으니 도무지 글을 쓸 엄두를 못 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쓸 글을 언제나 쓰곤 한다. 다만, 쓰고 싶은 만큼 마음껏 쓴다고는 느끼지 못하는데, 마음껏 못 쓴다 하더라도 ‘써야겠다’ 하고 생각하는 맨 밑바닥만큼은 쓴다. 더구나, 예전에는 두 시간 걸리며 마무리짓던 글을 요즈음은 30∼40분이면 훌쩍 마무리짓는데, 오늘 저녁에는 딱 20분만에 마무리를 짓는다.
마음을 닦는 옆지기 곁에서 나는 내 나름대로 글쓰기로 마음을 다스리는 셈일까. 내 마음은 내 삶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천천히 일깨우면서 내가 할 몫을 시나브로 보여준다고 할까. 두 시간이 걸리든 이틀이 걸리든, 때로는 이태가 걸리든, 그리고 어느 날은 20분이나 2분이 걸리든, 나한테는 똑같은 글이다. 나로서는 내 삶을 모두 담아 드러내는 글이요, 내 모든 사랑과 꿈을 싣는 글이다. (4345.8.22.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