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때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서 글을 쓰면 개운하다. 아이들이 그만 아주 일찍 깨어서 아침을 맞이할 때 글 한 조각 제대로 여미지 못하면 속이 답답하다. 그러나, 새벽이나 아침에 못 쓴 글은 낮이나 저녁에 쓸 수 있다. 또는 밤이나 이듬날 새벽에 한꺼번에 쓸 수 있겠지. 며칠 늦출 수 있을 테고, 몇 달이나 몇 해 늦어지는 때도 있으리라. 조바심을 낼 까닭이 없다. 흐르는 삶은 내 넋을 저버리지 않을 테니까. 나는 언제나 내 마음이 고이 이어갈 수 있도록 다스리면 된다. 내 꿈을 생각하면서 내 사랑을 글에 살포시 싣는 매무새를 예쁘게 추스르면 된다. 어느 날은 새벽 아닌 아침에 글을 쓰고, 어느 날은 낮이나 저녁에 글을 쓴다. 어느 날은 도무지 한 줄조차 쓰지 못한다. 글을 쓰는 때는 따로 없다. 글을 잘 쓸 만한 때 또한 딱히 없다. 내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언제라도 글을 못 쓰고, 내가 마음을 가다듬을 줄 안다면 언제라도 글을 쓴다. 마음이 있을 때에 어떤 글을 쓰면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고, 마음이 싱그러울 때에 어떤 글을 쓰면 빛날까 하는 생각이 샘솟는다. (4345.8.1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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