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제 여름에 접어드니
저녁 일곱 시 삼십 육 분 되어도
시외버스 창가에 앉아
시집을 읽을 수 있고
내 작은 빈 책에
몇 마디 끄적일 수 있다.

 

햇살은 내 밥을 알차게 여물도록 보살피고
햇볕은 풀과 나무를 푸르게 살찌우며
햇빛은 내 눈과 마음을 맑게 밝힌다.

 

좋아
좋아

 

빨래는 잘 마르고,
아이들은 신나게 마당에서 놀며,
제비는 새끼들 날갯짓 가르치느라 부산하다.

 

여름 어귀,
예쁜 유월,
저녁.

 


4345.6.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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