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터지는 마음

 


  몽우리를 맺은 부추풀은 천천히 꽃봉오리로 터뜨립니다. 날마다 아주 천천히 하나씩 꽃봉오리를 터뜨리면서 조그맣고 하얀 꽃잎을 보여줍니다. 따사로운 여름 햇살은 부추풀 푸른 잎사귀로 내려앉고, 따스한 여름 볕살은 부추꽃 하얀 잎새로 스며듭니다.


  작은 꽃봉오리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차츰차츰 늘어날 테지요. 꽃을 보려고 심는 꽃부추도 있대서 꽃부추는 꽃잎이 아주 큽니다. 가느다란 꽃대에서 가없이 하얀 빛으로 널다랗게 피어나는 꽃부추 흰꽃 봉오리는 더할 나위 없이 맑습니다.


  부추풀에서 이런 꽃이 피는 줄 누가 알았을까요. 부추풀에서 피어나는 꽃송이를 기쁘게 맞이하면서 예쁘게 쓰다듬는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요. 온누리 모든 먹는 풀은 사람들이 누리는 푸성귀이기 앞서 들풀입니다. 온누리 모든 들풀은 뿌리를 내리고 새잎을 틔우고 줄기를 올려서 꽃을 피웁니다. 꽃이 지면 열매를 맺고 씨앗을 내어 이듬해 새봄에 새로 피어날 밑바탕을 흙에 내려놓습니다.


  부추꽃은 하얗게 터집니다. 내 마음 사랑꽃도 부추꽃과 함께 즐겁게 봉오리를 터뜨립니다. 부추꽃 둘레 돌울타리 언저리에는 호박꽃이 노랗게 터집니다. 내 마음 믿음꽃도 호박꽃과 함께 기쁘게 봉오리를 터뜨립니다. 내 마음에서 샘솟는 사랑과 믿음이 꽃송이 말간 빛깔로 드러납니다. 꽃송이 말간 빛깔을 바라보면서 내 마음밭에서 터지기를 기다리는 숱한 사랑과 믿음 씨앗을 떠올립니다. (4345.8.1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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