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책읽기

 


  마당에 깔개를 깔고는 식구들 모두 마당에 앉는다. 한여름 잠자리가 우리 식구들 둘레를 파르르 날아다닌다. 한창 놀던 잠자리 한 마리 마당 가장자리 후박나무 줄기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후박나무 줄기에 붙은 잠자리는 후박나무 숨결을 느낀다. 후박나무 줄기에 붙은 잠자리를 바라보는 내 눈은 후박나무 숨결과 잠자리 숨결을 느낀다. 잠자리는 저를 바라보는 내 눈길을 느낄 테고, 후박나무도 제 줄기에 앉은 잠자리 숨결을 느낄 테지. 서로서로 바라보고 살을 스치는 느낌을 나눈다. 날갯짓하는 잠자리는 푸른 잎사귀를 부른다. 나는 후박나무 푸른 잎사귀와 한여름 잠자리를 부른다. (4345.8.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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