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있는 집

 


  시골에 있는 집으로 손님을 받는다. 시골에 있는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은 우리 식구뿐 아니라, 우리 식구가 깃들어 누리는 풀과 숲과 나무와 하늘과 물과 바람과 햇살을 나란히 누린다. 우리 식구가 예쁜 풀꽃을 누리는 삶일 때에는, 우리 식구한테 찾아오는 손님도 예쁜 풀꽃을 누린다. 우리 식구가 포근한 햇살과 파란 빛깔 하늘을 누리는 삶일 적에는, 우리 식구한테 찾아오는 손님도 포근한 햇살과 파란 빛깔 하늘을 누린다. 우리 식구가 맑은 물과 싱그러운 나무를 누리는 삶일 때에는 우리 식구한테 찾아오는 손님도 맑은 물과 싱그러운 나무를 누린다.


  바닷가 모래밭을 맨발로 밟는다. 밤 사이 후끈후끈한 날씨를 땀으로 보낸다. 동이 틀 무렵 쏟아지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다. 큰바람이 지나가려나. 큰바람은 으레 남녘 바다 멀리 지나가다가 제주섬을 스치거나 가로지르곤 한다. 남녘 바다를 옆에 끼고 살아가면서 지난날에는 못 느끼던 큰바람을 곧잘 느낀다. 우리 곁에 햇살과 숲뿐 아니라 바람이 있고, 바람에 드날리는 풀잎이 있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곰곰이 생각한다. 시골에 있는 집으로 마실을 하기에 좋은 사람을 만나면서 좋은 숲을 누릴 수 있다. 시골에 있는 집으로 나들이를 가기에 좋은 이웃을 사귀면서 좋은 물과 바람과 햇살로 좋은 넋이 좋은 길을 걷도록 이끌 수 있다. (4345.8.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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