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꽃 책읽기

 


  가운데가 노랗고 테두리가 하얀 작은 꽃송이를 어릴 적부터 곧잘 보았다. 참 흔하게 보는 꽃이요, 어디에서라도 쉽게 보는 꽃이었다. 꽃이름은 잘 몰랐지만 달걀꽃이라고 일컬었다. 꽃송이를 줄기랑 같이 따서 손가락에 가락지처럼 이으며 놀곤 했다. 가시내도 사내도 꽃가락지를 삼으며 예뻐 했다.


  마당 한켠에서 달걀꽃이 피고 진다. 꽃대가 오를 무렵 뽑고 또 뽑아도 어느새 새삼스레 자란다. 풀은 아주 작은 씨앗을 조그마한 흙땅에 숱하게 뿌려 다시금 기운을 차리며 돋는다. 사람은 어떤 씨앗을 제 마음에 심거나 제 이웃 마음에 심을까.


  다섯 살 큰아이가 달걀꽃을 잔뜩 꺾는다. 그런데 꽃대를 좀 밭게 꺾는다. 꽃대가 좀 기름하게 꺾으면 여러 꽃송이를 한데 엮든 손가락에 고리처럼 묶든 하기 좋을 텐데. 꽃대를 밭게 꺾으면 꽃송이 엮기가 힘든 줄 스스로 느낄 테고, 다음에는 좀 기름하게 꺾어서 놀 수 있겠지. 자그마한 달걀꽃 송이를 갖고 노는 자그마한 손이 앙증맞도록 예쁘다. (4345.7.3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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