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책읽기

 


  달맞이꽃은 어릴 적 한 차례 알아보고 나서 두 번 다시 잊지 않는다. 이름을 알아보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언제라도 떠올릴 수 있을까. 곰곰이 돌이키면, 어린 나로서도 ‘달맞이’라는 이름이 무척 쉬웠다. 꽃이름을 들으면서 이 꽃한테 왜 이러한 이름이 붙었는가 하고 떠올릴 수 있었고, 쉬우면서 알맞다 싶은 이 이름이 더없이 곱다고 느꼈다.


  달맞이꽃이 ‘달맞이’꽃이라 한다면, 아마 웬만한 거의 모든 꽃은 ‘해맞이’꽃이라 할 만하겠지. 그리고, 달맞이꽃이든 해맞이꽃이든 모두 사랑맞이를 하며 살아가는 꽃이겠지. 사랑스러운 따순 햇살을 먹고, 사랑스러운 시원한 바람을 먹으며, 사랑스러운 촉촉한 빗물이랑 사랑스러운 보드라운 흙을 먹으면서 꽃이 자란다.


  꽃도 나무도 풀도, 벌레도 짐승도 새도, 여기에 사람들 누구나 사랑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사랑을 먹을 때에 삶이 빛난다. 사랑을 즐겁게 먹고 나서, 내 가슴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피워내며 잔치를 열면, 내 둘레 좋은 살붙이와 이웃과 동무 모두 한결 즐거이 살아간다. (4345.7.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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