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서다
이제 더는 아무도 다니지 않아 저절로 문을 닫은 조그마한 학교가 있는 자그마한 섬에서 옛 학교문이랑 옛 우물자리를 바라본다.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기 앞서 어디이든 숲이었고, 사람들이 학교를 세우기 앞서 어느 곳이나 숲이었다. 메와 들로 이루어진 지구별 땅이었다. 메와 들에는 산들산들 멧바람과 들바람이 불었다. 둘째 아이한테 붙인 이름은 ‘산들보라’인데, 사람들은 숲을 얼마나 ‘볼’ 수 있을까. 숲에 깃들어 푸른 빛을 뽐내던 사람들 가슴마다 깃든 하느님을 얼마나 잘 ‘볼’ 수 있을까. 푸른 빛깔 우거진 숲을 바라본다. 푸른 잎과 푸른 나무는 목숨을 살리고 지구별을 살리며 하늘과 바다와 땅을 모두 살린다. (4345.7.22.해.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