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진기
살아온 오늘 하루를 글로 적바림하고 사진으로 찍어 책으로 묶는다. 그러나, 책으로 담기는 글이나 사진이 되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내 마음속에 아로새긴다. 맨 먼저 내 마음속에 아로새기기 때문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내 마음속에 아로새기는 이야기가 없다면, 글도 사진도 그림도 태어나지 않는다.
이야기를 읽으려고 책을 읽는다. 이야기를 갈무리하려고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다. 내 마음을 읽기에 종이로 묶은 책을 애써 손에 쥐지 않아도 된다. 내 마음을 착하게 아로새기면서 참다이 보살필 때에는 글을 안 쓰고 사진을 안 찍어도 언제나 환하고 또렷하게 내 오늘 하루 이야기를 그릴 수 있다. (4345.7.19.나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