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2.7.9.
: 자전거 바퀴 바람 넣는 아이
- 자전거 앞바퀴에 자꾸 바람이 샌다. 포스코 회사와 고흥군청이 고흥에 끌어들이려는 화력발전소 때문에 이 이야기를 글로 쓰려고 자전거를 타고 ‘화력발전소 세우려 하는’ 나로섬까지 세 시간 남짓 자전거를 달린 날부터 앞바퀴에 자꾸 바람이 샌다. 세 시간 남짓 달렸대서 바퀴에 바람 샐 일은 없지만, 혼자서 먼길을 빨리 다녀온다고 서두르다가 어느 곳에선가 뾰족한 땅을 휘 지나가다가 바퀴 한쪽이 긁히며 실구멍이 난 듯하다. 아이들을 수레에 태우고 살살 마실을 할까 싶었지만, 앞바퀴 바람이 자꾸 새기에, 둘째 아이가 고개를 까딱까딱 졸음에 겨워 픽 쓰러질 때까지만 이웃마을을 살짝 돌고 집으로 돌아온다.
- 둘째 아이를 가만히 안고 자리에 눕힌다. 새근새근 잘 잔다. 첫째 아이도 졸립지만, 졸음을 참고 아버지 옆에 붙는다. 아버지는 자전거 앞바퀴를 뗀다. 겉바퀴를 바퀴몸에서 뗀다. 안에 있는 튜브를 꺼낸다. 튜브에 바람을 넣어 풍선처럼 부풀린다. 크게 난 구멍이라면 튜브에 바람을 넣고 만지기만 해도 알아차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람이 새는 데가 안 보인다. 대야에 물을 받아 천천히 담가 본다. 뾰로로로 하고 바람이 새는 데 한 군데 보인다. 곁에서 지켜보던 아이가 “뾰로로로 하네.” 하고 말한다.
- 물기는 걸레로 잘 닦는다. 다 말린 뒤 구멍을 때운다. 구멍을 때우고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바람을 넣는다. 잘 붙었나 살피고, 다시 대야에 튜브를 담가 더 새는 데 있는지 살핀다. 이제 없다. 다시 바람을 빼고 물기를 닦아 말린 뒤 바퀴틀에 꿴다. 겉바퀴를 입힌다. 자전거에 바퀴를 붙인다. 아이가 “나도 바람 넣을래.” 하고 말하기에 아이더러 바람을 넣어 보라고 바람넣개를 맡긴다. 아이는 거의 서른 차례쯤 기운차게 바람을 넣는다. 제법 잘 한다. “이제 힘들어. 못 하겠어.” 아버지가 넘겨받아 스무 차례 더 넣는다. 다음부터 튜브에 바람 넣을 때에 아이더러 먼저 하라고 맡겨야겠다고 생각한다. 키가 더 크고 몸이 더 자라면, 아이는 아이 자전거를 누릴 수 있을 테니까, 스스로 제 자전거를 누릴 때에는 스스로 제 자전거 튜브에 바람을 넣을 만한 힘이 있어야 하니, 천천히 익숙해지면 좋겠지.